뭉크의절규 썸네일형 리스트형 블라인드 ... <단편소설> 블라인드 블라인드 틈새로 한 줄기 햇살이 기어든다. 어둠속에서 그 빛은 턱없이 밝다. 빛살은 한 남자의 헝클어진 이마 위에 머무른다. 그것은 느리게 아주 조금씩 아주 조금씩, 길게 누운 남자의 잠긴 두 눈을 스치듯 지나간다. 남자는 눈을 찡그린다. 그는 노곤하고 달콤한 잠결에 몸을 맡긴 채 뒤척인다. 가까스로 눈을 뜬다. 몇 번이나 나눠서 잠들었던 지난밤의 꿈을 더듬으며 그는 한껏 몸을 움츠린다. 꿈들은 토막토막 분절되어 하나의 이미지로 연상되지 않았다. 커다란 가방에 고물시계를 아무렇게나 집어넣기도 했고, 페인트 통을 방안에 둘러엎는 꿈이기도 했다. 꿈은 늘 그랬다. 아니, 꿈을 늘 꾸었다는 것이 아니라 꿈의 이야기는 언제나 분절된 채 알 수 없는 이야기의 연속이거나 현란한 색채처럼 아침이면 뭉개져 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