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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1.11 “으악~! 뱀이다!”...<지역설화>
남동 이야기 통! 통!2012. 1. 11. 09:00

“으악~! 이다!”
 주안산 주안사(지금의 만월산 약사사)
 

~! 취한다. 이봐! 거기 너, 왜 이리 이쁘냐? 이리 좀 와봐라.”

“저… 저…, 망나니 중 같으니라구.”

“술을 먹었으면 곱게 절에서 잠이 잘 것이지 내원…….”

 동네 사람들은 울화가 치민다는 듯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스님을 바라보며 손가락질을 하고 만다.

“아니, 법당에서 불경을 읽고 도를 닦아야할 스님이 맨날 술 먹고 저래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

“글쎄 누가 아니래? 마누라 딸자식 잘 간수해야지. 중놈이 언제 해코지 할지 불안하다니까.”

“어제는 개똥이 어멈이 우물에 물 뜨러 갔다가 저 놈한테 봉변을 당했대요. 마침 개똥이 아버지가 지나가다가 보고 마누라를 구했다잖아요.”

 동네 사람들은 술에 취해 길바닥에 뒹굴며 지나가는 여인들을 희롱하는 스님을 보며 흉을 보았다. 스님은 자기 흉을 보는지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소리를 지르며 행패를 부렸다.

“야! 이것들이, 어디서 남의 말을 하고 있어? 딸꾹! 니들이 나 술 사줬어? 밥 사줬어? 딸꾹! 어디서 내 흉을 보고 있어! 무식한 촌놈들이.”

“어휴, 부처님은 뭐 하시나 저 땡중 좀 잡아가지. 쯧쯧쯧.”

“그러게 말야, 난 저 땡중 때문에 절에 안 다녀. 누가 무식하고 망나닌지 모르겠네…….”

“이놈들아! 흐흐흐… 부처님도 니들 싫대! 니 마누라 데리고 와라. 그럼 부처님 만나게 해줄게.”

“으이구, 천벌 받을 거야 하늘이 무섭지도 않나봐.”

 옛날 남동구 간석3동 중심지에 주안산이 우뚝 솟아 있었다. 산에 절이 하나 있었는데 언제 생겼는지 동네 사람들도 잘 알 수가 없었다. 그 절에는 스님이 한 명 있었는데 스님은 수행에도 게으르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스님이었다.

“음, 역시 술안주로 고기가 최고야.”

 그 스님은 원래 스님들이 살생을 금해 고기를 먹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기와 술 등을 거리낌없이 섭취하고 술에 취에 경거망동을 해 산 아래 동네 사람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었다.

“보는 사람도 없는데 어때? 부처님도 혼자인 내가 불쌍해서 용서하실 거야.”

 이렇게 말하며 법당에서 술에 취해 곯아떨어지기도 하고 동네까지 내려와 못된 행동을 일삼았다. 동네 사람들은 그 스님을 싫어했지만 그래도 스님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어 피하며 욕만 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날 이 스님이 행패를 부린 후 법당에 쓰러져 잠을 자고 있는데 부처님이 현몽했다.

“허허 너는 어쩌자고 나를 욕 먹이느냐? 도를 닦으며 모범을 보여야할 네가 이렇게 행동하면 포교가 되겠느냐? 어서 정신 차리고 똑바로 행실을 다하거라. 안 그러면 크게 화가 미칠 것이다.”

 깜짝 놀라 잠이 깬 스님은 기분이 개운치 않았다.

“에구, 무슨 꿈이 이래? 개꿈이네 부처님이 내 꿈에 나타날 리가 없어.”

 스님은 개과천선 할 생각이 꿈에도 없어 보였다. 여전히 불경을 멀리하고 수행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고기와 술을 끼고 살았다. 그러다가 심심하면 동네에 내려가 부녀자를 폭행하고 동네 남정네들과 싸움을 일삼았다.

“어휴, 우리 동네에 왜 저런 땡중이 살고 있는거야? 부처님! 뭐하십니까? 저 땡중 좀 혼내 주세요. 제발! 소원합니다요.”

 그 스님한테 피해를 당한 동네 사람들은 부처님께 하소연 하며 울며 겨자 먹기의 심정으로 분통을 터트릴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주안사 스님은 술에 취해 법당에 쓰러져 자고 있었다. 그런데 무언가가 자꾸 몸을 간질이는 것이 아닌가.

“음냐, 음냐… 뭐가 이렇게 근질거리는 거야.”

 스님이 자신의 배가 간지러워 손을 대보니 이상한 것이 만져졌다.

“윽, 이게 뭐야? 으악! 뱀이다.”

 스님이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사방에 뱀들이 우글우글 기어 다니고 있었다. 법당 기둥에도 마룻바닥에도 스믈스믈, 우글우글 뱀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으악! 이 뱀들이 어디서 나타났지? 이 뱀 새끼들아! 저리가거라!”

 스님이 뱀들을 물리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뱀들을 쫓으려 했지만 당할 수가 없었다.스님이 법당의 부처님을 바라보니 부릅뜬 눈으로

“이놈아! 내가 뭐라고 했느냐? 이제 못된 짓 그만하라고 했지? 큰 화가 있을 거라 말하지 않았느냐?”하고 꾸짖는 것만 같았다. 가만히 보니 부처님이 앉아 계신 곳만 뱀들이 없을 뿐 사방팔방 뱀이 우글우글 기어다녔다.

 ‘내가 뱀한테 질 줄 알아? 어디 끝까지 해보자. 내가 니들을 다 없애버릴 테니까.’

 스님은 긴 장대를 가지고 뱀들을 내리쳤지만 뱀들은 어디서 기어오는지 꾸물꾸물 계속 몰려드는 것이었다. 몇 시간 동안을 뱀과 씨름을 하던 스님은 점점 지쳐 쓰러질 지경이 되었다.

“안 되겠다. 도망가야지.”

 스님은 허겁지겁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을 가고 말았다. 도망가면서도 스님은 부처님을 원망했다.

“징그러운 뱀들에게 내 절을 빼앗기다니……. 억울하다. 다 부처님 탓이다. 날 도와주지 않다니. 내 절인데…… 어이구 억울해라.”

 그 후 엉터리 스님의 행적은 알 길이 없고 주안사도 망해버렸다.

 세월이 흘러 1932년 금강산 유점사에서 수행하던 보월 스님이란 분이 우연히 주안산을 지나게 되었다.

“허허, 산이 좋은 형세를 갖추었군. 높지는 않아도 동서남북이 훤히 트여 한눈에 다 보이고 산세가 세상을 다 감싸 안는 모양이야. 이렇게 좋은 산이 있는 이 고장은 복을 받은 곳이군. 이곳에다 절을 지어야겠다.”

 보월 스님은 주안산 정상에서 사방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었다. 밤이 되자 주안산 정상에 커다란 보름달이 환하게 떠오르는 것이었다. 보월 스님은 무릎을 탁! 쳤다. “그래, 이 산을 만월산을 부르자! 이곳에 만월(滿月)처럼 밝은 부처님의 세상을 세워 중생들을 구하자.”고 말했다. 그래서 주안산은 보월스님에 의해 만월산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보월 스님은 그 이듬해 이곳에 작은 암자를 짓고 ‘약사암’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약사암은 보월 스님의 훌륭한 설법과 인품이 알려지면서 날로 창성했다. 암자는 지금의 약사사보다 조금 더 산 위 쪽에 있었다. 사람들 왕래가 쉬운 곳에 절을 지어 세상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설법을 설파하여 근심 걱정을 덜어주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보월 스님은 약사암에서 수행하며 부처님 말씀을 전파하다가 그 뒤 금강산으로 돌아갔다. 1960년대 들어 현재의 위치에 대웅전과 산신각, 칠성각 등을 짓고 ‘약사암’을 ‘약사사’로 격상해 오늘에 이르게 된다. 높이 187.1m의 만월산 원래 위치도 지금의 주안이 아닌 이곳 간석동 일대를 말하는 것이다.

 절도 어떤 스님이 기거하느냐에 따라 흥하고 망한다. 뱀이 우글거렸던 주안사는 사라지고 지금의 ‘약사사’는 보월 스님이라는 올바른 스님 덕분에 지금까지 건재해 있다.  

글 : 정경해 (시인) 
※  "남동문화 제6호(2011년)"에 게재된 글입니다.
약사사
주소 인천 남동구 간석3동 산21
설명 대한불교화엄종 총무원, 지장전 추모관, 인천 제1호 종교단체 납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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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간석3동 산21 | 약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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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남동구 남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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