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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 이야기 통! 통!/남동샘터 기자단

우리나라 최초의 영세 순교자, 이승훈 베드로를 만나다.

우리나라 최초의 영세 순교자, 이승훈 베드로를 만나다.

 

우리나라 최초로 영세를 받았으면 종교적인 박해로 순교한 이승훈 베드로, 그는 누구일까?

그의 묘역이 조성된 곳을 찾아 나섰다.

6월의 햇살은 따까움으로 다가오고 뿌옇게 흐려진 안내판은 세간의 무관심을 대변하는 듯했다.

인천시 남동구 장수동 ,남동정수장 철망길을 따라 걸었다.

낯선 인기척을 느꼈는지 길가에 자리한 농장 지킴이 개 한마리가 놀래킴을 안겨주며 '컹!컹!' 짖어댄다.

조용한던 숲 길이 두려움 마져 든다.

 

 

한 참 좁을 길을 따라 가니 길이 없을 것 같은 곳에 안내문이 붙여 있다.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았는지 한 사람 겨우 걸어 갈 수 있는 길이 산 속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좁 다란 길 옆에 작은 텃밭들이 즐비 하다.

짜투리 땅에 바지런한 도시농부의 손길이 베어 있다. 

갑자기 눈앞에 환해 졌다.

오후의 햇살을 받아 은사시나무잎이 반짝거렸다.

마치 하얀파도가 하늘에 일렁이듯이

그 풍경에 잠시 뵌적도 없는 이승훈 베드로님의 형상이 겹쳐저 마음을 다 잡게 했다. 

 어디쯤에 있을까?

한 참 걸으니 숨이 조금 차오르기 시작하는데도 '순교자'의 묘역은 보일 기미가 없고 다시 철망으로 둘러싸인 안내문이 보였다. 

 잠시, 걸음을 멈추니  햇살에 눈부신 '십자가의 길' 이 시작되고 있었다.

짙어가는 실록의 초록이 더해 숙연해 지는 마음이다. 

철망 너머로 남동 정수장의 물빛이 보이고 그 앞을 아파트 숲이 병풍처럼 둘러쳐저 있다. 

 붉디 붉은 철축의 꽃빛이 6월의 햇살아래 더욱 볽게 빛나고 있다.

순교하신 선조들의 신앙의 빛이요, 순결의 빛이요, 사랑의 빛이 이러하셨을까?

깊어가는 숲 길 따라 걷는 내 마음에 발길에도 경건함이 스믈스믈 스며들고 있었다. 

 아~

드디어....

숲길에 소박한 나무 십자가가 보였다.

여기에 계셨구나!

가쁜 숨을 몰아쉬며 단 숨에 뛰어 올라갔다. 

 

 아! 여기에 계셨구나!

아버지를 따라 순교의 길을 선택한  두 아들이 애틋했을까?

이승훈 베드로 님의 묘 아래로 마치 팔을 벌려 품은 듯 , 순교한 두 아들(장남/3남)의 묘가 자리해 있다.

6월의 눈부신 햇살이 초록의 숲을 거닐며 맑은 향기를 실어 나르며 묘역을 덮고 있었다.

 

 

 

 

 

 잠시 물러나 묘역을 바라 보았다.

마음안에 뭔가 겉잡을 수 없는 뭉클함이 휘몰아 졌다.

자신의 종교나, 자신의 신념이나, 국가를 위해서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수많은 생각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을 듯 엉키어 왔다.

 

 

 

 

잠시 마음을 다독이며 걸음을 옮기니 아담한 정자가 반겼다.

정자에 앉으니 숲의 바람이 물결을 이루며 땀방울을 날려 준다.

눈 앞에 남동구민의 생명수인 정수장이 한눈에 호수처럼 펼쳐진다.

 

 

 남동정수장 위엔 장수배수지가 있다.

배수지위에 넓은 잔디 마당을 조성해 놓았다.

 몇 몇 사람들이 산그림자가 드리워준 그늘 아래서 운동을 즐기고 있다.

이승훈 베드로 묘역은 인천시에서 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비록 유해는 '천진암' 으로 모셔가 있지만  주말 아이들과 손잡고 숲 길을 걸으며 선조들의 삶의 자취를 들여다 보고

푸른 초록의 숲에서 한바탕 뛰어 보는 것도 좋은 듯 하다.

남동구민 이라면 교통편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쉬엄 쉬엄 걸어서 2~3 시간이면 다녀 올 수 있는 길이다.

 

이렇게 역사와 자연이 넉넉한 남동구민의 한 사람인것이  어찌 기쁘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