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회당’이 최초, 어린이날 ‘동화회(童話會)’열어 광복 후,
송학동에‘시민관(市民館)’을 설치 운영해
현대식 공연장으로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 첫 무대
인천공회당 (인천부사 사진 1934년)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인천 제물포 각국지계의 협정국들은 자신들의 이권을 보호하기 위한 기구로서 지계 내에 의회와 공서(公署), 경찰서 등을 두었다. 이 세 기관은 지금의 중구 송학동 인성여고 신축 교사 자리에 있었던 적벽돌 2층 2개 동에 함께 들어 있었다.
앞채는 의회와 공서, 뒤채는 유치장과 순경 합숙소로 사용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지계 의회의 최초 선거가 1888년 12월에 실시된 것으로 보아 건물은 그 이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건물은 일제강점기 당시 이런저런 용도로 쓰이다가 1923년 일본인 친목 단체인‘인천구락부’의 청원에 따라‘인천 공회당’이 신축되면서 영원히 사라졌다.
신축 공회당은 적벽돌 2층 양관(374평)으로 수용인원이 500명에 달하였다.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별로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규모이나 당시 이만한 크기의 공공집회 건물은 인천공회당 하나뿐이었다. 건물 한쪽은 인천상공회의소가 사용했는데, 식민지 탄압의 앞잡이 기관이었던 인천경찰서와 큰 공간에 모두‘다다미’를 깔아놓았던 저들의 무술도장인 ‘무덕관(武德館)’이 맞붙어 있어 살풍경을 연출했었다.
일제는 3·1운동 직후 소위 문화정치를 표방했던 연유로 한국인 부민(府民)들의 공회당 사용에 다소 융통성을 띠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천전기영화회의 영화 상영, 제물포 하모니카 밴드의 연주회, 인천고려체육회이 주최한 음악무도회, 인천소년연합회의 어린이날 축하 동화회, 현제명 초청 독창회 등 여러 행사가 1920~30년대의 인천공회당에서 열렸다. 문화 예술을 통해 극일(克日)을 지향했던 인천지역 선대들의 열정과 노고의 소산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공회당은 광복 후 예외 없이 이념의 각축장으로 활용되다가 결국은 국민들의 처지를 상징하듯, 6·25전쟁 때 함포에 맞아 사라지는 비운을 당했다. 전후 인천에는 공회당 한 곳이 없는 도시가 되었다. 그 같은 문화공간의 부재의 갑갑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인천시가 용기를 낸 것은 1956년이었다. 인천시민관(인천시사진협회 사진1973년)
인천시민회관(인천시사전협회)
1974년 4월 13일 개관한 인천시민회관은 시민관의 기능을 이어받아 공공집회와 각종 문화예술행사의 장으로서 활용했다. 1992년에는 지하에 전시실을 설치해 각종 문화예술 작품을 상설 전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무렵 인천일보가 주최한 ‘인천도서100년전(仁川圖書100年展)’은 TV와 라디오, 신문 등 전국 매체들이 집중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킨 최대의 전시 행사이기도 했다. 그러나 건평 2천 289평, 좌석 1천 350석이었던 인천시민회관 역시 시대의 발전상에는 뒤쳐져 있던 시설이어서 결국 2000년 9월에 철거되었고, 구자리는 도심 소공원으로 재탄생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인천 지역에 다목적 공간이 아닌 현대식 문화예술공간으로서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남동구 구월동 1408번지)’이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것은 1994년 4월 8일이었다. 1989년 9월 현상공모를 통해 당선작을 선정하고, 1990년 3월 1일 착공해 1994년 1월 13일 준공한 후 그 해 4월 8일 개관했던 것이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남동구20년사 사진 2010년)
총 면적이 5만 3천3㎡(1만 6천33평), 연면적이 2만 2천187㎡(6천723평),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사업비만 4백 62억여 원이 든 큰 공사였다. 대공연장(1천544석), 소공연장(524석), 야외공연장(440석), 전시장(1천512㎡), 국제회의장(144석), 연회장(144석), 야외전시장, 벽천호수 등을 갖추고 출범해 현재까지도 활용 중에 있으나 아직 국제적 수준의 공연장으로서는 그 역시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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