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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 이야기 통! 통!/남동사람들

인천남동모범자회 김대희

씽씽 달려요~  나는야 사랑 가득 실은 택시!
인천남동모범자회 김대희 회장

인천남동모범자회의 회장 김대희(54, 만수동)씨는 개인택시 운전기사다. 1981년 운전면허를 취득, 지금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30년이 넘도록 운전만 했다. 운전이라는 힘든 일과 속에서도 자원봉사를 통해 늘 남을 돕는 부지런한 삶을 살고 있다. 그에게 있어 운전이 일상인 것처럼 ‘봉사’ 또한 같다. 그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동반자이다. 

만수동에 위치한 ‘인천남동모범자회’ 사무실에 들어서니 하늘색 운전자 복장을 입은 김대희 회장이 반긴다. 옷에 훈장 같은 것들이 달려있어 물으니 “아, 이거요? 정부에서 준 15년 무사고 훈장입니다.”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와 함께 겸연쩍게 웃는 모습에서 사람 좋음이 나타난다. 그는 모범운전자 경력만 16년차다. 
 
그가 2010년 11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인천남동모범자회는 아무나 입회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화물차기사, 버스기사, 택시기사 어느 차를 운전하든 모든 운전자가 대상이긴 하지만 3년 이상 무사고 운전자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또 경찰서에서 결격사유 심사를 한다. 신원조회를 통해 범법자 경력이 없는 모범운전자만이 입회할 수 있다. 입회한 모범운전자들은 갖가지 자원봉사를 한다. 30대에서 70대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자원인 것인 만큼 지역을 위해 열심이다. 10여명의 70대 어르신 운전자도 젊은이 못지않다.
 
김대희 회장은 천성이 남을 돕는 사람으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가 운전기사가 되기로 작정한 이유 중 하나는 멋있는 푸른 제복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태워 원하는 곳까지 안전하게 내려주는 것에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스물여덟 결혼과 동시에 잡은 운전대는 그에게 있어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평생 운전만 열심히 하면 생활에 걱정 없을 것 같던 이 직업이 요즘은 수입이 줄어 고전하고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는다. 알뜰살뜰한 아내와 잘 자라준 남매가 있어 행복하다. 또한 시간을 쪼개어 자원봉사를 하며 지내는 지금 그에겐 생활 자체가 기쁨이요 행복이다.
 
“운전을 하다보면 별 손님이 다 있지요. 음주한 승객이 뒤통수를 때리며 똑바로 가지 않는다고 욕하고, 어떤 손님은 요금을 더 받으려고 일부러 멀리 돌아서 간다고 화내요. 허허 참.” 김 회장은 마음은 쓰려도 웃을 수밖에 없다고. “항상 그렇게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에요. 밤늦게 태운 여성 승객을 목적지에 데려다주면 고맙다는 감사 인사를 해요. 그때는 기분이 좋지요.”


운전과 봉사는 삶의 일상

운전을 하다보면 지갑이나 휴대폰을 놓고 내린 승객이 가끔 있다. 승객의 안타까운 심정을 생각하고 모두 꼭 돌려준다. 무사히 잘 돌려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운동할 시간도 없어요. 내가 좋아서 하는데요 뭐.” 운전을 하고 피곤할 텐데 건강은 어떻게 챙기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그가 하는 자원봉사는 편한 일이 아니다. 
“4층 빌라에 있는 노약자를 업고 내려와 차에 태워 병원에 갑니다. 기다렸다가 진료가 끝나면 다시 4층까지 업어다 드려요. 조금 힘들긴 하지만 이런 것들이 진정한 봉사지요.” 그의 선한 눈매와 웃음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닌 것 같다. 늘 좋은 일만 해서일까. 도무지 화낼 것 같지 않은 얼굴이다.

 
김대희 회장과 함께 인천남동모범자회는 지역에 많은 봉사를 하고 있다. 소래포구축제 현장, 인천대공원교통정리를 비롯해 매년 수능시험 차량수송을 지원하고 있다. 초중고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등하굣길 아이들 안전을 도와주고 교차로에서 교통경찰을 대신해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도 한다. 그런데 일반 운전자들이 조심할 것이 있다. 정식 경찰이 아닌 운전기사들이 교통정리를 한다고 무시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카메라로 찍어 경찰에 보고하면 범칙금을 물어야 한다. 그 외에도  도로를 달리는 파수꾼의 역할도 충실히 한다. 신호등 고장과 태풍으로 쓰러진 가로수, 도로 파손 등이 있으면 즉시 신고, 위험을 방지케 하는 것도 이들이다.
 
김대희 회장은 “운전에 정년이 없잖아요. 저에게 있어 자원봉사도 정년이 없어요. 손가락하나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자원봉사를 하겠습니다.” 고 말한다. 자신의 개인택시 앞에서 모자를 쓰고 선 모습이 우직하게 다가온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직업이 있다. 자신의 직업을 통해 진정한 봉사를 하며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오늘, 택시운전기사 김대희 씨가 참으로 위대해 보인다.  

글·정경해 편집위원  |  사진·고승욱 편집위원
 ※  "남동마당" 2011년 11,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